제주시 벚꽃 명소 도두봉 벚꽃길, 바다와 봄이 만나는 오름
제주시 도두봉, 벚꽃이 머무는 오름
제주의 봄은 언제나 빠르게 지나가요. 그래서 더 간절하게 찾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저는 올해 도두봉으로 향했어요. 제주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조용히 봄을 맞이하기에 참 좋은 곳이죠.
차로 가까이 갈 수 있는 점도 좋지만, 걸어서 오름을 오르며 천천히 벚꽃길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도두봉만의 매력이에요. 올해 벚꽃은 평년보다 조금 일찍 피었고, 도두봉도 3월 말부터 꽃망울이 열리기 시작했어요. 저는 벚꽃이 가장 만개한 주말 아침, 도두봉을 찾았답니다 🌸
도두봉으로 가는 길
도두봉은 제주시 도두동에 위치해 있어요. 공항에서도 차로 10분 정도면 도착하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가까워요. 내비게이션엔 '도두봉 공영주차장'을 입력하면 주차장까지 바로 안내되는데, 무료이고 공간도 넉넉해요.
대중교통도 어렵지 않아요.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315번 버스를 타고 ‘도두봉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도보 5~7분 정도 거리에요. 정류장 근처에는 도두초등학교와 작은 슈퍼도 있어서 잠깐 쉬어가기에도 좋아요.
산책의 시작, 벚꽃 터널을 걷다
주차장에서 내리자마자 향긋한 봄내음이 코끝을 스쳐요. 입구부터 벚꽃이 양쪽으로 나무그늘을 만들어주고,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들, 셀카를 찍는 커플들로 가득하더라고요. 벚꽃 터널은 도두봉의 산책을 더욱 설레게 만드는 시작점이에요.
나무 아래 그림자는 햇살과 어우러져 반짝였고, 벚꽃잎은 바람에 실려 소리 없이 흩날렸어요. 유모차를 끄는 가족, 반려견과 함께 걷는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봄을 즐기고 있었어요.
파란 하늘과 흩날리는 벚꽃잎
길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하늘은 정말 맑고 파랗고, 그 아래로는 분홍빛 벚꽃이 가득했죠.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았어요. 마치 하늘과 꽃 사이에 내가 서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곳에선 발걸음이 느려질 수밖에 없어요. 걸음마다 다른 각도로 보이는 벚꽃이 있고, 걷는 속도에 따라 풍경도 달라지거든요. 잠시 멈춰서 사진을 남기고, 향을 맡고, 다시 걷는 이 반복이 정말 좋았어요.
전망이 탁 트인 도두봉 정상
산책로를 따라 조금씩 오르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져요. 제주시 전경과 함께 바다, 그리고 공항 활주로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그 장면은 도두봉 산책의 백미예요. 도두봉은 해발 65m 정도로 높진 않지만, 이 정도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놀라웠어요.
정상에는 간이 쉼터와 벤치도 있어서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기 좋아요. 이곳에서 본 벚꽃은 아래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고, 멀리 보이는 한라산 위로는 아직 눈이 조금 남아 있었답니다.
쉼이 있는 풍경, 사람도 쉬고 벚꽃도 쉬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운동기구가 있는 작은 쉼터가 나와요. 그늘진 벤치 아래에선 어르신들이 간식을 나누고 있었고, 아이들은 작은 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어요. 이 풍경마저도 너무 평화로워서, 걷는 걸 멈추고 저도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도두봉은 관광지 같으면서도 동네 주민들이 산책 나오는 생활 공간 같기도 해요. 그래서 더 마음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쉬게 되는 장소가 되는 것 같아요.
여정의 끝, 올레길의 리본이 마무리해주는 봄
마지막으로 길 끝에서 만난 건 올레길 리본이었어요. 푸른색과 주황색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는데, 이 리본은 왠지 ‘고생했어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여기까지 걸어온 제게 조용히 인사를 건네는 느낌이었죠.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다시 한 번 벚꽃 터널을 지났어요. 아까와는 또 다른 색으로 보이는 그 길은, 이제 봄의 기억이 된 듯했어요.
도두봉 벚꽃 여행 요약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두동
- 추천 시기: 3월 말 ~ 4월 초
- 대중교통: 315번 버스 ‘도두봉입구’ 하차 후 도보 7분
- 주차: 도두봉 공영주차장 (무료)
- 소요 시간: 왕복 약 1시간 내외 (여유롭게는 1시간 반)
마무리하며
벚꽃은 금방 지지만, 걷는 기억은 오래 남아요. 도두봉에서의 산책은 조용했고, 따뜻했고,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가끔은 여행지에서 뭔가 특별한 걸 보지 않아도, 그냥 걷는 길이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잖아요? 도두봉이 그랬어요.
제주에서 벚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저는 내년에도 도두봉에 다시 올 것 같아요. 올해 봄, 그 고요하고 따뜻했던 도두봉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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